Monday, October 20, 2014

영랑과 강진



고딩시절 가장 좋아 했던 시인 김영랑.  그의 시집을 사서 미친놈처럼 혼자서 암송하고 다녔던 시절이 눈에 삼삼하군요.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어 그를 추모하는 노래를 대학가요제에서 듣고 너무 좋아 했었는데, 다행이 유튭에서 다시 들을 수 있어 정말 좋군요.  강진출신이었는가 봅니다.  은퇴하면 그곳에 가 살고싶은 충동이...

대표작으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잘 알려져 있지만, 이 "북"이란 시를 또 유독 좋아했읍니다.

자네 소리하게 내 북을 잡지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엇모리 자진모리 휘몰아보아

이렇게 숨결이 꼭 맞어서만 이룬 일이란
인생에 흔치 않아 어려운 일 시원한 일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헛 때리면 만갑(萬甲)이도 숨을 고쳐 쉴 밖에

장단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연창(演唱)을 살리는 반주쯤은 지나고
북은 오히려 컨닥타 ― 요

떠받는 명고(名鼓)인디 잔가락을 온통 잊으오
떡 궁! 동중정(動中靜)이요 소란 속에 고요 있어
인생이 가을같이 익어 가오

자네 소리하게 내 북을 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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