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25, 2015

so beautiful bug-34: Io moth caterpillar

낮의 볓은 그 세기를 아직 뽐내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수분을 조금 잃어버린 밤공기는 약간의 한기마저 느낄 정도이니 가을이 조금씩 오는 느낌이다.

아내가 심어논 콩을 수확하다가, 제법 크고 (몸길이가 적어도 1 inch) 통통하고 가시들이 뭉쳐서 듬성듬성 나있는 애벌레 한마리를 잡아와서 "여봉! 이거 뭐야?"
내가 아무리 곤충박사라 하지만 그 많은 곤층을 다 알순 없는 것.
어쨋든 평소 습관데로 손가락으로 등을 쓰다 듬으면서 "아이 귀엽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따.끔. 거리는 느낌이 손가락을 통해서 전해진다.
"어! 뭐지?"

하얗고 빨간 옆줄무늬가 인상적이다.
잠시 나에게 이 고통을 안겨준 source 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오래전 들었던 곤충학 수업에서 urticating spine 을 가지고 있는 애벌레에 대한 예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이넘을 자세히 보니 가시들 끝이 까맣고 날카로와 심상치 않다.  특징을 넣어 구글해보니 Io moth 의 애벌레다.  건들면 그 까시로 쏘는 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난 첨 당해봤지만.  한국말로도 '쐐기벌레'라 부른다고 한다.

키워 볼 요랑으로 콩잎을 따러 갔더니, "애그머니!" 좀더 크고 이번에 노랑 몸뚱이를 가진 넘이 앉아있다. 'OK, 너도 일루와, 친구나 해라' 하고 잡아와 같이 통에 넣어주고 관찰하는 중이다.
어른벌레인 IO moth 의 뚜렸한 특징은 눈 달린 날개. '눈' 같이 새긴 큰 'eyespot' 있다. 공격하는 놈들을 깜짝 놀랐게하는 warning signal 로 이용한다.

from Wikipedia
나를 아프게 한건 괘씸했지만 그 덕에 너를 쉽게 id 했으니, 모든 것이 '동전의 양면'이란 말이 진리이다.

계통학적으론:
Order Lepidoptera
Family Saturnidae



Sunday, August 23, 2015

ABBA는 여전히 나의 마음에



고등학교 시절 밤늦게 공부하다가도 자정무렵에 하는 FM 라디오에, 자는 식구들 방해하지 안도록 이어폰을 꼽고 들었던 ABBA 의 노래들 (넉넉치 않은 형편에 내방은 꿈).
그 당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 였다고 기억나는데 ABBA 노래만 나오면 빠짐없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축이니 카셌이니 하는 것은 내겐 그림의 떡이였으니, FM 라디오가 내겐 유일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던 도구였다.

Swedish 사인조 그룹인 두 부부의 모습은 앨범 사진으로 잠시 본 기억은 있는데 실제 노래하는 장면은 본적이 없었다.  엇그제 갑자기 ABBA 의 Andante Andante 란 노래가 듣고 싶어 유튭을 쳤더니

오!!!!!

ABBA 의 젊은시절 공연 장면이 꽤 떠있다.

잠도 안오던 어젰밤 두시간을 굴러 다니며 들었다.  실제 인물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니 그 감흥이 색다르다.  목소리와 화음이 어찌 저리도 잘 맞을까?  이렇게 화면으로 대할 수 있어 너무 좋다.

Sweden 의 보배였던 ABBA.  당시 앨범판매 수익이 Sweden 의 대명사인 볼보자동차에 이어 두번째라고 했으니 당시 그들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Friday, August 21, 2015

so beautiful bug-33: mantidfly

개미와 싸워가며 잡초를 제거하던 중

어라! 어라!!
신기하게 생긴 한 놈이 풀사이에서 눈에 뛴다. 뭘까?  어디서 본 듯한데??
하도 fragile 하게 생겨서 일단 조심스럽게 잡아다가 헐레벌떡 집에 들어와 식탁위에 올려 놓고

"여봇! 빨리빨리. 사진---기"
사진 잘 찍는다고 자랑하는 아내도 조그만게 자꾸 움직이니까 찍기가 쉽지 않아 무차별 20여장을 찍었는데 대부분 out of focus 이고, 이 사진이 아주 맘에 들게 나왔다..



자세히 보니 앞다리가 마치 사미귀 (praying mantid) 의 앞다리같이 먹이를 잡는 구조로 무장되어 있다.  이정도면 닮음 꼴을 기본으로 누구든지 이름은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는데, 사마귀가 훨씬 더 크고 눈에 잘 뛰는 놈이라 사마귀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지어졌다. 만약에 이놈들이 훨씬 더 많아서 눈에 잘 뛰는 벌레이고 사마귀들은 아주 드물게 보는 놈이라면, 사마귀가 예들의 이름을 따라 지어 졌을 것이다.  인간들이 뭐라 부르던 저 녀석들은 콧방귀도 안 뀌겠지만 ^^.

근 이십년전에 표본으로 본 뒤로, 살아있는 놈을 본 건 처음이다.

이름은 mantidfly. 몸 길이는 약 2.5 Cm.

계통학적으론
Order Neuroptera
Family Mantispidae

이렇게 다리의 생김이 기가막히게 닮았지만 계통적으론 사마귀하곤 아주 아주 먼 사이이다. 이런 것을 convergent evolution 이라 한다.


Tuesday, August 18, 2015

목마른 캘리포니아

지난 삼-사년간의 심각한 가뭄으로 온 California 대지가 목마름에 허덕이고 있다.  아래 보이는 사진은 before-after 인데 가뭄으로 인해 강과 호수 저수지등이 벌건 shoreline 을 들어 내고있다.

from 'aroundme.com'
State emergency 로 온 주민이 자의반 타이반으로 물 절약에 나서 물 소비량이 약 25% 줄었다고 하는데, 비가 안 오는 이상 아직 가뭄을 이길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농사를 많이 짓는 Central valley 는 지하수를 계속 퍼 내는 바람에 땅이 일년에 1 foot 씩 내려 앉고 있다고 하고, California 의 자랑인 sequoia 나무들의 생존마저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하고, 가축먹일 풀이 없어 다 자라지 않은 소들을 경매에 넘겨 도축하고 등등..
앞으로 올 El nino 가 어느정도 가뭄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의 징조가 서서히 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캘리는 정녕 죽음의 땅으로 바뀌는 건가?!  당장 다가올 농산물값 고기값등의 앙등이 걱정된다.


Friday, August 14, 2015

별똥별 shower

이번주엔 혜성이 뿌리고 간 debris 가 지구로 떨어져 meteor shower 를 보여 준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이틀밤을 밖에서 하늘만 쳐다 보았다.

일명 Perseid meteors

Comet Swift-Tuttle 이 inner solar system 을 지나면서 태양열로인해 많은 dust 를 남겨 놓는데, 지구가 8월경에 그 dust path 를 지나가면, comet dust 가 지구 대기권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하늘을 멋지게 장식하는 별똥별축제가 펼쳐지게 되는 것.

from earthsky.org
local Astronomy club 에서 우연이 정보를 접하고 기대 반 한번 트라이 해보자고 아내를 꼬셔서 엇그제밤 9시경부터 집에서 약 100 ft 떨어진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모기향을 피우고.....

밤공기가 차가워 밤이슬이 내리가 시작하니 한기가 느껴진다. 다시 집에 들어가 담요를 가지고와 덮으니 아늑해 지다 못해 졸음도 온다.

복잡한 시티에서 떨어져 조금 한적한 곳에 위치한 탓에 별들이 제법 초롱초롱하다. 돗자리에 누워 저별은 니꺼-내꺼 하고 있으라니 한 2-30분만에 한번씩 유성 꼬리가 보인다.  워낙 일초도 안되는 순간이라 까닥 한눈 팔다간 놓치기 십상. 또 하늘 어느쪽에서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안 놓칠려고 두리번거리며 긴장한다.

아내왈 "앗 저기다!"
"어디 어디?"
"버얼써 지나갔음"
"젠장!"

두시간 밤하늘아래 누워 모기향 냄세를 맡으니, 시골서 자랐던 아내는 옜날 어린시절 마당 평상에 모여 앉아 모깃불 피워가며 감자 까먹던 추억이 물씬난다고....

밤도 늦고, 쇼도 기대가 너무 컷는지 약간 실망스러움에
"돗자리 걷자!" 하고 있던 찰라, 눈앞으로 한줄기 광채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WOW!!"
아주 밝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나만 더 보자"
조금 뒤 이번엔 밝다 못해 벌겋게 타는 듯한 유성이 지나간다 (이걸 fireball 이라 한다고 나중에 알았다)..
"W-, W-WOW!!!!" 모두들 넋이 나갔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후래쉬불아래서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안으로 들어와 흥분을 잠시 식힌 뒤 한시에 잠자리로.  해마다 벌어진다는 이 멋진 우주쇼를 어찌 지금에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Wednesday, August 5, 2015

so beautiful bug-32: Robber Fly

포식자-피식자간의 먹이사슬은 자연생태계의 아주 기본원리이다.  피식자는 안간힘을 쓰며 안 잡아먹히려고 발버둥치고, 포식자는 온갓 꾀를 내서 먹이를 잡으려 발버둥친다.  포식자는 피식자를 능가하는 신체 체력조건을 구비해야하지만 또한 헌팅은 많은 인내심과 기술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성공보단 훨씬 많은 실패가 따르기 때문이다.

채소밭을 돌보던 아내가 멋진 사진을 찍어와서 보여 주는데,
Robber Fly가 먹이감을 하나 잡아 앉아있는 장면이다.  먹이로 잡은 것은 무시무시한 wasp 의 한 종류 (아마도 paper wasp).



wasp 은 그 자체가 심상찮은 포식자의 반열에 들어간다.  두주전엔 이넘에게 한방 쏘였는데, 그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로 painful 하다. 그런 넘을 식사하시는 higher-order predator 가 이 robber fly다.

아내왈
"이 와슾이 옆에서 알장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robber fly 가 쏜살같이 이 넘을 낚아 채 바로 옆 담장에 가 앉더라는 것."
이 robber fly 는 덩치도 크려니와 비행속도도 아주 빠른 predator 인데, wasp 사냥은 아주 뜻밖이다.

Order Diptera
Family Asilidae



Saturday, August 1, 2015

달의 변화

오늘 일찍 잠이 께서 거실에 나가 창문을 여니, 시원한 이른아침의 신선한 공기가 밀려 들어온다. 낮은 아직 덥지만 벌써 아침 저녁 공기는 가을의 맘을 담고 있는 듯 하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해가 곧 뜨러고 하는지 동쪽하늘은 밝아오는데 서쪽 저편에는 아직 달이 지지 않았다.  쌍안경으로 살펴 보는데 "어라! 어제밤이랑 쫌 다르네!"
그래서 다시 사진을 찍고 비교를 해 보았더니, 밤새 달이 거의 90도 를 clockwise  방향으로 회전해 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달 표면엔 asteroid 와 충돌해서 만들어진 많은 곰보자국 (craters) 이 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중 하나가 사진에 표시한 Tycho 라고 이름 붙은 것이다.  이 Tycho 를 중심으로 많은 하얀 선들이 뻗어 나오는 것을 어지간한 쌍안경으로도 관찰할 수가 있다.

그럼 달이 회전 했을까?
회전 보다는 아마도 지구자전으로 우리 눈으로 보는 각도가 달라졌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어쨌든 일찍 일어난 덕분에 새로운 자연의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밤 11시쯤 찍은 사진 
오늘아침 6시 반경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