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8, 2014

temporary 돌씽 10일째

날씨: 48-62°F, mostly sunny

이제 봄이 오나보다.

옆지기가 떠난 지 10일이 지났다.

첨엔 좋았다.
먹고 싶었던 라면도 매일 먹었다. 남아있는 무를 먹어치우려고, 사리곰탕면에 무를 넣고 맛나게 끌여 먹었다.  짜파게티도 먹고....  한달은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더니, 일주일도 못 되어 지겨워 졌다.
(물론 내 생각해서) 하지 말라면 더 하고싶은 묘한 청개구리 심.뽀.  막상 멍석을 깔아노니 시들시들..

잔소리를 안 들으니 좋다. 좀 지나니 그 잔소리도 그립다.
침대를 혼자 쓰니 좋다. 좀 지나니 체온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지금은 좋은 지 나쁜 지 모르겠다.
어쨌든 가끔은 말하고 없어 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늘 같이 있으면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어제밤엔 새앙쥐 한 마리가 우리집 곳간 (pantry) 을 털러 왔다가 나한테 잡혔다.  측은지심에 방생해 주니,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잽싸게 튀어 나간다. 그 꼴이 제법 우습다가도, 그 놈이 엄청 스트래스를 받았을 거라 생각하면...
이놈아! 다음엔 박씨하나 물고 와야되..


6 comments:

  1. 저는 한번쯤 호젓하게 집에 혼자 있어보고 싶은데 그게 겪어보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른가 봐요. 재작년에 애들 데리고 3주 동안 서울에 갔다왔는데 혼자 집을 지켰던 애들 아빠가 처음 일주일만 좋았고 나머지는 너무 적적해서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나저나 저 '돌씽'이라는 단어는 '한번 갔다온 사람'을 뜻하는 건데... 잘못 쓰시면 오해받기 쉽상이에요. 차라리 (그 정도 연세는 안 되신 걸로 압니다만) '독거노인' 일명, DKNY라 하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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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그렇군요. DKNY도 쫌 그렇고. 'temporary 돌씽'은 어떨까요? 근데, DKNY 에 다른 뜻이 있나요?
      여자들 보단 남자들 혼자사는 게 더 힘들다고 함니다. 그럼서, 미스코리아들 보면 침 질질 흘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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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독거노인을 우스개 소리로 DKNY라고 한다는 건 한국 신문 기사를 보고 알았어요. 꽤 유명한 브랜드 이름인 거 같던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Donna Karen New York의 약자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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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렇군요.
      내일 동남부쪽에 severe T-storm 이 예상된다고 함니다. 토내이도예보 까지... ㅠㅠ. 산너머 산이군요. 피해없도록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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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겨울아이님의 말이 맞습니다. 내 눈이 휘둥그레졌었는데...

    그래도 즐겨보세요. 원하는 tv를 마음대로 보고;;; 등등 찾으면 무지하게 많답니다.
    나 이제 돌싱이 될 때가 되었지만, 아내가 딸네집에 혼자 갈 생각을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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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로 좋지않은 일로 출타중이라, 내 맘껏 즐길만한 분위기가 못 되는군요. 따님집엔 그래도 같이 가셔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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