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8, 2018

bird watching-2: Song Sparrow

아침에 앞 문을 열고 밖에 나가니 조그만 참새 같은 새 한마리가 도망가지 않고 주변에서 경계의 시그날을 보낸다. 이런 경우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십중팔구 둥지가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  헌데 둥지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주의를 딴대로 돌리려고 어미새가 나를 엉뚱한 곳으로 유도 하기 때문..

한 며칠 허락되는 데로 주의 깊게 관찰한 뒤 의심가는 앞마당에 몇년전 심어논 나무 속을 조심스래 살피니, TA-DA.  벌써 제법 자란 새끼들이 둥지에 얌전히 앉아 있다.

4월 29일에 찍은 새끼들

어떤 새일까?
어미 (또는 애비) 새들이 열심히 먹이를 나르니, 가끔 먹이를 물고 와서 내가 밖에 나와 보고 있으면 둥지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경계를 한 뒤에 내가 안으로 들어가면, 그제서야 둥지로 들어 간다 (난 안에서 창문으로 다 보고 있지만).  덕분에 조금 멀지만 줌기능이 훌륭한 요즘 사진기 덕택에 그런데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 결과 Song sparrow 라고 결론을 내렸다.

먹이를 잡아와서 둥지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어미새

삼일 뒤에 다시 보니 새깨들이 많이 자랐다. 이제 며칠안으로 둥지를 떠나가리라 예상했는데,
5월 2일에 찍은 사진. 깃털이 다 자라있다.

그 다음 날, 둥지가 벌써 비어 있다. 허탈감과 아쉬움이 살짝 감싼다.  다 자라면 떠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건만, 떠남이 서운함을 남기는 건 어쩔수 없는 감정이다.

5월 3일. 빈 둥지.

약 삼주가 지난 어느 날, 닮은 새가 다시 주변에서 목격되었다.  어떤 새들은 일년에 두번 새끼를 친다고 하는 데 '혹시 또?!' 해서 빈 둥지를 다시 금 살피기 시작했는데... 

5월 23일 알 하나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뒤로 알이 하루에 하나씩 늘어 나더니 전부 4개가 되었다.  그 뒤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 알 낳기는 끝났고, 또 힘든 새끼키우기가 시작되었다..
5월 23일
5월 24일
5월 25일
5월 26일





Sunday, May 27, 2018

bird watching-1: Carolina Wren

추운 겨울이 입춘을 고비로 서서히 고개를 숙이며 봄의 전령들이 한 둘씩 돌아와 봄 소식을 전해준다.  일컬어 harbingers of the spring.  가장 먼저 피워주는 crocus, daffodil 을 필두로 개나리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면 '이제 정말로 봄이 왔네'를 피부로 느낀다.
봄소식은 또 새들이 전해준다.
날씨가 따뜻해 지면 새들이 짝짓기를 하느라 여기 저기서 종알종알 지저귄다.  침실 근처에 나무들이 있을 지라면, 새벽부터 지저귀는 소리에 시끄러워 잠을 못 잘 지경이니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받아 드리는 것이 인간의 마음(더 정확하게는 뇌)이다.

자연에 많이 노출된 곳에 집이 있는 행운? 으로 인해 자연의 이모저모를 관찰하는 기회를 종종 갖게 되었는데 이번 봄엔 새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1) Carolina Wren 이야기:
초봄 부터 새 한 마리가 뒤에 있는 deck 난간에 앉아서 아침마다 시끄럽게 지저귄다.  한 동안은 그저 잠시 앉았다가 가는 새 중의 하나려니 하고 별 신경을 안 썼는데, 사월 중순경 부터 약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아침에 deck 에 나가면 새 한마리가 deck 어디선가에서 종종거리며 도망간다.  '흠.. 뭔가가 있어?!'  주변을 자세히 살피다가 가드닝용으로 놔둔 간이 시장에 지어논 집이 눈에 뛴다. '그럼 그렇지'.  회심의 미소를 띠며 가만이 안을 뒤져 보니 알 다섯이 가지런이 놓여 있다. 워낙 어두운 곳에 있는 지라 사진찍기엔 실패. 어미새를 자극시키지 않으려고 가끔 조심스레 관찰했는데, 며칠 뒤에 드디어 새끼들이 깨어 낳다. 배 고픈 새끼들을 먹이자니 어미새가 먹이를 잡아 오느라 아주 바빠서 둥지를 자주 비운사이 새끼를 사진에 담았다.

(관찰 하나) 바로 깨어난 새끼들은 아직 누가 어민지 몰라, 내가 근처에 가면 서로 주둥이를 크게 벌리고 먹이를 달라 청한다.  이런 행동은 며칠이 지나면 없어지고 경계하는 행동으로 바뀐다.
다섯주에 셋이 입을 본능적으로 크게 벌려 먹이를 달라고..

(관찰 둘) '혼자서 다섯마리 새끼를 어찌 다 먹일까?' 걱정했더니, 두마리가 번갈아 먹이는 것을 목격 했다. 아마도 애비-애미 둘다 열심히 일하나 보다.

(관찰 셋) 도데채 어떤 새일까? 사진에 담은 새를 여러 조류도감및 구글 이미지하고 비교해 보니, Carolina Wren 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학명은 Sylvia ludoviciana.  무명으로 남는 것 보다는 이렇게 이름이 주어지니 애정이 새롭게 샘 솟는다 ^^.  Texas 를 경계로 미 동부에 널리 분포하는 새.



(관찰 넷) 새끼들이 점점커지고 깃털이 자라더니 약 두주후엔 거의 다 자라서 둥지를 떠날 것같다. 그날 아침 다 자란 새끼를 찍으려고 한마리를 둥지에서 끄내려니 푸드득 거리며 도망가서 간신히 다시 잡아 둥지에 넣어 주어 주었다.  그날 오후 늦게 돌아와 둥지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텅 비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back yard 에서 어미들의 surveilance 하에 새끼들이 푸드덕 거리며 날기 연습에 정진하고 있다.  조금 뒤에 모두 사라졌다. new world 에서 잘 살아 남기를....


Wednesday, May 2, 2018

Original Sin (원죄)

요즘 날씨가 아주 좋아 저녁무렵엔 아내와 산책을 즐긴다.  산책하면서 내가 하는 일들 산책로로 뻗어 자라는 가지들을 쳐 내는 것인데, 그 와중에 애꿎은 희생을 당하는 놈들이 생긴다.

아내 왈 "갸는 뭔 죄여?"
내 답은 "태어 난 죄지"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이 곱씹어 진다. 

'죄'란 무었일까?  내 나름의 정의를 내리자면, "자기의 이득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하면 크게 어긋나 보이지 않다.

그럼 "태어난 것"이 왜 "죄" 인가?!
태어 난 것은 살아가기 위함이고, 그 과정에서 자의든 타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  
어렸을 적에는 남들 만큼 또는 더 잘 키우려는 부모의 욕심에 불을 붙여, 보다 좋은 음식-옷-교육 주겠다고 넘치는 사랑을 쏟아 부으려니 돈이 들고, 돈을 벌자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든가 사기를 치던가... 
학교 다니면서 남보다 잘 하려니, 그 와중에 꼴찌는 나오게 되어있고...
직장에서 내가 승진하면, 탈락된 자들이 나오게 되어 있고...

즉 대부분의  '삶' 자체가 죄와 연결된 행위이니, "태어남" 자체가 "원죄" 가 되는 것이다.

(어느 종교에서는 교주께서 하룻만에 지어 놓은 지상낙원에서 살면서 교주의 명을 어겨 쫓겨 난 인류의 원조 '아.이.'들의 죄가 후손에게 전달되니 그것이 원죄 라는 우스꽝스런 교리를 만들었지만) 

assisted dying (안락사)

Assisted Living 은 '양로원'을 말하는데, 글자 대로 늙어서 혼자 생활이 힘든 노인들이 (물론 돈을 내고) 도움을 받으며  모여 사는 곳..

Assisted Dying: '안락사'라고 번역된 것 같다. 
주로 불치병 또는 식물인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 졌던 것인데..

오늘 CNN news 에 난 기사.
104 살 드신 호주에 사는 한 할아버지가 아직 정신은 정정한데 몸이 점차 힘을 잃어 가니, 곧 정상적인 삶이 어려워 질 것이라 예상되어 스위스에 가서 죽음을 청하신다고 한다. 

Professor Goodall
1914 년생으로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식물 생태학자로서 영국, 미국, 호주대학에서 연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저서를 출판한 학자. 
그동안 죽을 권리를 옹호해 "End-of-life choice" 를 모토로 하는 비영리기관, Exit International 의 멤버로 20여년 활동해 왔다고 한다. 

104살 생신에 소원이 있냐고 물으니, 그의 답은
"No I'm not happy. I want to die... It's not sad particularly, what is sad is if one is prevented (from dying),"

"If one chooses to kill oneself then that should be fair enough and I don't think anyone else should interfere,"

"goFundme" 에서 donation 으로 받은 돈으로 여행경비를 충당, 프랑스에서 며칠 머문 뒤에 스위스로 가서 5월 10일 생을 마감 하신다고...


EPILOGUE:

예정대로 5월 10일 "Ode to Joy"를 들으면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죽기전 CNN 과의 interview 에서, Goodall said that his life stopped being enjoyable "five or 10 years ago," in part because of his failing mobility and eye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