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9, 2013

이발소

오전 비, 그리고 갬 (high 48°F, low 28°F)

미국에 오기로 확정 된 뒤 한가지 고민스러웠던 것은 머리깍는 일 (이발소에서  영어로 어떻게 머리(카락)를 짤라달라고 얘기하나...).
해서 비행기 타기 전 아주 짧게 깍아서 적어도 몇달은 지낼수 있도록 작전을 짰다. 와서보니 한국사람들이 하는 미용실/이발소들이 많이 있어서 (그 당시 California Bay area),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는데...
일 이년 지나다 보니, 미용실이 좀 멀리 떨어져 있어 가기가 귀찮아지기도 했고 (비싸기도 하고), 또 미국까지 와서 '원어민 이발소도 한 번 이용해 봐야 하지 안켔나' 하는 마음에, 용감하게 한인 미용실 출입을 중단했다.

source:  http://moonemi.com/bd/read.cgi?board=figure&y_number=18

그리고 근처에 있는 이발소를 찾아가 정말로 깨진 영어를  (broken English) 써 가며 어찌어찌 머리를 짜르긴 했는데, 그저 이발사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그 뒤로도 이발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아서, 두 가지 꾀를 냈는데...
1. 비치되어 있는 잡지 (hairstyle magazines)에서 (나 닮은) 미남 사진 하나 골라 보여주면서, '이대로 해 주세요..'
2. 한 번 머리를 잘 깍은 후 마음에 들면 증명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을 보여주고 '이대로 해 주세요..'

지금 다니는 이발소는 8년째 단골: 집에서 걸어갈 수 있고, $12 의 저렴한 가격, 그리고 지금은 60대라고 여겨지는 세사람의 정다운 주인 (남자 둘, 여자), 조그만 시골 이발소같은 분위기 등등이 좋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머리를 잘 짜른다는 것. 이발이 끝나고, 비누거품을 목 뒤에 잔뜩 발라 면도를 마치면 끝.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를 조금 했더니, 요즘엔 심심찮게 동양인 고객들도 오는 모양이다.

그래서 세 번째 권하는 작전은, 'Super Cut' 같은 franchise barbershops 보다는 동내 이발소를 단골로 삼는 것.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 작정을 하고 오랜 만에 이발을 했더니 시원하다. 아내는 딴 남자 같데나 (새 남자랑 사는 것 같아서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4 comments:

  1. 옛날(?) 생각 납니다.
    저는 10년동안 집에서 혼자 깎았습니다.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이유도 있었고...

    집앞 이발소가 한국 이발소보다 저렴하고 깨끗해 보이지만,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시도해 보기도 전에, 공연히 이상할 것 같은 생각이 앞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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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뭐든지 처음이 제일 어려운 것 같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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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늘 이렇게 저렇게 깍아달라는 설명이 잘 안되는데 좋은 꾀를 배워갑니다. 그래서 머리자르는 곳에 잡지가 다양하게 많은 모양입니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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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음에 들게 짜르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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