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9, 2012

시월에

흐림 (high 64, low 49)

추석이 지나더니 어느덧 제법 찬 바람이 아침 저녁을 떼리고 밤에는 히터를 켜야하는 계절이다. 이 번 주 목-금요일은 가을방학이니 좀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겠다. 벌써 학기가 반이 지나간다.

학창시절에 10월은 가슴 설래는 달이다. 공휴일이 가장 많은 달이기 때문이지.
국군의 날 (10월 1일), 개천절 (10월 3일), 한글날 (10월 9일), 그리고 가끔 추석...
새해 첫 달력을 받으면 가장 먼저 10월의 빨간색 날들을 챙겨본다.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그 실망스럼은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다. 

미국에 처음 생활하면서 이곳의 휴일 시스템을 알고나니, 아하, 겹치는 걱정은 안해도 된다.


요즘 가끔 '왜 사나?' 라는 질문을 해본다. 나보다 잘사는 남들이 부러운 것도 아니고, 지금의 내 삶이 특별히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고, 가족들 다 건강히 살고 있는데, 나는 "왜 사나?....

꽉 짜여진 틀 안에서 어쩔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답답함인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정시에 처리 못해서 오는 스트래스인가?
한해 한해 시간의 흐름을 막지 못하는 초조감인가?
'누군가를 항상 평가해야 하고, 또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서 오는 스트래스인가?
나는 사회 적응능력이 부족한 사람인가?
뭔가 모를 뒤죽박죽해졌다는 느낌이 괴롭힌다. 중년의 위기인가?

시월에...
처량하게 지저귀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내 심정을 알고 내는 소리인가? 나도 날 잘 모르겠는데....


=°|°=

2 comments:

  1. 누구의 시 이었는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왜 사느냐고 물으면 말없이 웃지요!' 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존재의 이유도 모르고, 결과는 더 모르고
    그냥 그냥 살 뿐입니다.
    어떡하죠? 난 결국 별 볼 일없이 살았고 또 그렇게
    사라질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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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만족을 느끼며 살아갈 따름입니다. 별 볼 일이 있고없고는 남들이 세워놓은 기준이니, 그리 중요하다 생각되어지지는 않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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