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올빼미형인 내가 가끔 일찍 일어 나는 경우가 있다. 새벽무렵에 꿈을 꾸는 경우 라든가 또는 잠자리가 불편해서 라든가, 아니면 걱정거리가 갑자기 생각이 났던가 등등.. 눈이 떠지면 보통 다시 잠에 드는데, 어떤 날은 그냥 벌떡 일어나 버린다.
며칠 전에도 5시 반 경 그냥 일어나 버렸다.
잠자고 있는 아내를 두고 주섬 주섬 출근 길에 나섰는데, 마침 맑은 밤 하늘에 별들이 초롱하다. 하도 비가 자주 오는 2월에 오랜 만에 맑은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어-라 낯익은 별들이 보인다.
제일 밝은 놈은 ‘목성’이라 쉽게 알 수 있고, 그 옆으로 전갈 자리가 멋들어 지게 늘어져 있고 그 중심에는 Antares 가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근데 Antares 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Antares 같은 것이 반짝인다. 아하! ‘화성’이렸다..
다시 동쪽으로 시선을 더 옮기니 또 하나의 밝은 별이 반짝이며 날 반긴다. 약간의 붉은 기를 띤 것으로 보아 이놈은 ‘토성’임에 분명하다. 이 세 개의 행성 (목-화-토성)이 일직선상에 나열되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같은 평면상에서 행성들이 태양을 돌고 있음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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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 에서 살짝 오른쪽에 Antares 가 보인다. |
Antares 는 일명 Red Super Giant 로 그 수명이 거의 다해 가서 곧 폭발하여 Super Nova 가 될것이라 예상하고, 그러면 아주 밝은 밤하늘 쇼를 보여 주리라.. Antares 는 약 600 광년 떨어져 있으니 이미 Super Nova 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Antares 는 그 크기가 엄청나서 우리 태양위치에 갖다 놓으면 화성까지 잡아 먹는다고 한다.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는데, Antares 는 Anti-Ares (anti-Mars) 에서 나왔는데 Mars 의 라이벌이란 뜻이라고.. 실제로 Mars 는 이년에 한번 지금처럼 Antares 근처를 지나는데 그 밝기와 색이 비슷해서 Mars-Anti-Mars 로 오래전의 천문 관측자들이 비교 대립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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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양과 Antares 의 크기 비교. 또 다른 red giant 인 Arcturus 보다도 엄청 크다. |